|
|
 |
| |
|
| |
|
|
| 책/어느 처사의 유고시집 |
|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04-02-20 |
조회수 : 1344 |
| |
책/어느 처사의 유고시집
하운청거사 죽음 앞두고 임종게 '산으로 가는 마음' 지어..구룡사 정우스님 펴내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한 처사(處士.남자 불자)가 죽음을 앞두고 생을 마무리하며 쓰거나 정리한 시편이 서울 구룡사 주지 정우(頂宇) 스님에게 맡겨져 묶여 나왔다.
「산으로 가는 마음」(일주문刊)은 처사 하운청씨가 죽음의 손짓에 대꾸한 70여편의 임종게(臨終偈)이다. 저자는 그리고는 서문격인 '작가의 말'을 남겼다.
"병원에서 주치의 선생님이..남은 수명이 두달 안팎이라 일러주시었다. 관세음보살님을 찾아뵙고.. 법공양을 올리니 <수월관음>이란 시가 그 내용이다. '생사를 해탈하지는 못하였으나..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여, 의젓한 모습으로 임종하게 하시며..
구룡사 정우 스님께 전화를 드려 처사의 예로써 화장해달라 애원했다. 스님께서 통도사 다비장에서 내 주검을 화장하여 그 재를 솔밭에 뿌려주겠다 하시니, 죽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더라.
아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지라 불자는 생사에 의연해야 한다 타이르고..아내가 말하기를 '다음 세상에서 건강한 몸을 받아 동진출가하여 하던 공부를 마저하라' 흐느끼더라.
유언을 남기기를..노제 등을 지내지 말며, 꽃을 사용하지 말며, 다비장에 도착 즉시 불을 붙이되 소리내어 울지 말며, 독경과 염불 이외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하며..슬퍼하거나 괴로워 말며..
지은대로 그대로 받기를 서원하였으니 죽어 내가 갈 곳은 지옥이요 가서 받아야 할 벌을 다 받을 것이거니와 들어갈 땐 혼자 들어가도 나올 땐 혼자 나오지는 않으리니.."
임종 전 저자가 보여준 의연함은 연기(緣起)와 윤회(輪廻)에 의탁하는 불자로서의 신실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수레바퀴가 돌듯 저자의 영혼은 시작도 끝도 없는 삼계육도(三界六道)의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터이다.
shin@yna.co.kr (끝)
[출처: 연합뉴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