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차, 법규위원회의 결정에 기립박수를 보내자"

성철종정의 자비의 구제책

종단의 대화합을 위한 `대사면`의 실시를 촉구하는 법전(法傳)종정의 교시(敎示)와 종산(宗山)원로회의의장의 유시(諭示)와 전국 본사주지의 사면결의와 뜻있는 사부대중의 여망이 지관(智冠)총무원장시대에 실천되는 것 같다.
지관 총무원장스님은 총무원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 공약의 하나로 종단대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실시할 것을 내외에 공표한 바 있다.

지관 총무원장의 대사면실천의지는 첫째 조계종의 최고 지도자인 종정스님의 사면교시와 원로회의 결의가 담긴 원로회의의장의 사면유시 등이 종단정치적 이해득실로 무시당하고 있어 개탄을 불금(不禁)하는 교계풍토에 위계질서를 확실히 정립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과거 두 명의 총무원장이 총무원장 후보시절 대사면을 할 것 처럼 기자회견을 하였으나 총무원장에 당선되어서는 종헌개헌타령만 늘어놓을 뿐,사면은 공염불(空念佛)이었다. 역사의식이 전무한 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계종 법규위원회(위원장: 진천제)는 지난 2월16일, 조계종 총무원의 회의실에서 35차, 법규위원회(천제, 성천, 법의,지연, 법선, 철안, 현각, 현봉, 성일)를 개최하고, 98년 조계종 분규로 인해 `멸빈`의 중징계를 받은 문정영(전 원로회의 수석부의장)스님과 유월탄(전 법주사주지)스님과 서남현(전 통도사 자장암 암주)스님이 제출한 `특별심사위원회` 재심자 확인청구 건`에 대해 `재심자`임을 확인 심판했다. 이로써 문정영스님, 유월탄스님, 서남현스님은 호계위원회에서 재심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날 문정영스님등은 법규위원회에 "99년 10월 특별심사위원회의 제3차, 제4차결의, 호계원 재심사청구 접수 등에 의거, 심판청구인들도 특별심사위원회의 재심자임을 확인한다.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법`에 의 징계받은 자에 대해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법 등에 의한 징계자들에 대한 특별법`에 의거 심사결정이 있기 까지는 징계효력이 유예되어야한다"는 취지로 재심을 청구했었다.

진천제스님은 이날 판결에 앞서 "법규위원회에서 2003년에 정우스님 재심이 적법하다고 내린 판례가 있고,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선거공약으로 사면을 내세운데다 당선직후에도 종단화합차원에서 멸빈자에 대한 사면을 언급한 만큼 멸빈자들에 대한 재심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진천제스님은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법에 의해 징계받은 자에 대해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법등에 의한 징계자들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심사개시를 하는 것이 적법하므로 심판청구인들이 특별심사위원회의 재심자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법규위원회는 사회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구이다. 사회나 종단이나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권부(權府)의 시녀가 아닌 독자의 민주적 판결을 해야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법규위원회는 1년에 한 번도 열리지 않는 적이 비일비재(非一非再)였다. 개점휴업(開店休業)상태였던 것이다.

조계종은 진천제위원장과 함께 하는 법규위원회가 출범하면서부터 민주와 정의의 판결이 연이어 결정되고 있다. 법규위원회가 역사의식을 가지고 심판에 임하고 있다는 증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천제스님이 법규위원회에서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은 승려들에 대해 재심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은 스승인 전 종정 이성철스님의 가르침을 봉훈(奉訓)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과거 조계종은 신군부의 음모인 소위`10,27 법난`때 전국적으로 스님들이 신군부의 폭압의 총칼에 의해 강제 납치되듯 억울하게 연행되어 구금되고, 온갖 곤욕과 고통을 받았다. 신군부에 끌려간 승려들이 구속에서 풀려나오자 신군부는 총무원을 협박하여 중징계를 받게 한 수난사가 있다.

당시 종정 이성철스님은 신군부가 고통을 주고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중징계까지 받은 중징계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단책으로 법규위원회를 통해 재심을 받게 했다. 조계종의 종헌종법이 아닌 신군부의 강압에 의해 조작된 중징계는 재심사를 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당시 법규위원회는 이성철종정스님의 큰뜻을 봉대하여 억울한 피해자들에 대해 재심의 길을 열어주었고, 마침내 억울한 피해자들은 신군부의 조작된 중징계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중앙종회에서 종헌을 고쳐야만 `멸빈`의 중징계가 풀어질 수 있다고 고집하는 자들은 이성철종정스님의 자비의 구제책을 배워야 할 것이다.

중생보다 더 민주적이어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족같은 설명을 부연한다면, 98년 11월11일, 총무원이 있는 조계사 앞 마당에는 당시 월하(月下)종정 이 교시(敎示)로 전국승려대회가 열렸다. 98년`11.11 전국승려대회`가 그것이다. 월하 종정은,
첫째, 당시 총무원장의 3선을 막고,
둘째, 제2불교정화를 통해 조계종이 거듭나야 한다고 교시하였다.
월하 종정의 교시에 공감하는 사부대중은 승려대회를 열고 결의를 도출하여 마침내 조계종의 거듭나기운동인 제2정화불사의 기치를 든 것이다. 그러나 불교정화를 반대하는 승려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정화를 해서 조계종은 거듭나야 한다는 정화측과 정화는 필요없다는 측의 반정화측의 치열한 분규는 김대중대통령의 공권력인 전경 6000여명이 반정화측의 손을 들어주어 마침내 분규는 종식될 수 있었다. 반정화측은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법`을 급조하여 그 법으로 정화측의 승려들을 1백명이 넘게 굴비엮듯 하여 멸빈, 제적,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일반사회 같으면, 인권을 감안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진술과 진술거부도 있을 수 있으며, 반드시 피고인의 참석하에 법적용에 임해야 마땅할 것이나, 그러나 초심, 재심의 소위 재판장들은 피고의 진술도 없는 궐석재판으로 중징계를 남발하고 말았다. 제아무리 분규의 상황이라도 비민주, 무인권의 극치를 보여준 우치(愚痴)의 암운(暗雲)에 빠진 보복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동주졸(街童走卒)에게 묻고 싶다. 불교신문 1면 톱에 기획실 발표로 강남의 B사주지가 사찰공금 77억을 횡령했다는 보도가 있는 것과 종정교시를 봉대하여 제2정화를 통해 조계종이 거듭나자는 것이 누가 조계종을 위한 우종충정(憂宗衷情)의 단심(丹心)이 있는가?
해괴한 일은 77억을 공금횡령했다는 자는 단 하루의 징계도 없고, 정화를 통해 거듭나자는 승려는 대역죄(大逆罪)로 사형격인 `멸빈` 등의 중징계를 받았으니 삼척동자도 배를 안고 뒹글며 홍소를 터뜨릴 일이 아닌가?
고해중생을 정법으로 계도하고자 조석으로 서원하는 자들이 정작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단에서는 해괴한 법운용을 하고 만족해한다면 이는 고해인들의 냉소(冷笑)를 면치 못할 것이다.

종교인은 속인(俗人)보다 더 양심적이어야 한다. 종교인은 속인보다 더 인권과 민주의식이 있어야 한다. 종교인은 속인보다 더 역사의식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속인보다 못한 의식의 소유자라면 속인을 제도하겠다는 서원은 타기해야할 공염불일 뿐이다.

사회는 과거 사형선고를 받았어도 재심의 길을 열어주고 있고, 비전향자 장기수도 특사하여주며, 원하면 북한으로 환송까지 해주는 민주화된 사회가 되었다.
이제 조계종은 종단정치의 승자(勝者)로서의 아집과 고집에서 해탈해야 할 것이다.
정적(政敵)은 멸문지화(滅門之禍)와 사약(賜藥), 아니면 참형대(斬刑臺)로 보내야만 만족해하던 전제군주시대의 못난 정치꾼들을 흉내내어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같은 승려를 사형인 `멸빈`형에 처하고 만족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이다.

이제 조계종은 법전종정의 교시와 종산원로의장의 유시, 지관 총무원장의 대사면의 사상에 수희 동참할 때가 되었다. 이성철전 종정스님의 법규위원회를 통한 멸빈자를 포함한 중징계자들에게 재심의 길을 열어주듯이, 현재 법규위원회의 재심기회를 주는 판결에 동의하고 환영의 기립박수를 보내자.
그런데, 35차 법규위원회에 위원이 아닌 모(某)승려가 "멸빈자 재심청구 자격없다"고 반발한 것은 이성철 전종정스님의 사면정신과 법전종정, 종산원로의장, 지관 총무원장의 사면정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찬물을 끼얹는 언행이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재심의 문제는 호계위원회에 상정될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로, 특별법에 의해 중징계 선고의 목탁을 친 그날의 초심위원장, 재심위원장이 조속히 `사면복권`의 역사적인 판결을 간절히 구하는 바이다.

법전종정의 교시대로 사면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사면은 신명나는 굿판의 하나이다. 경축의 굿판이다.
열반에 든 월하 종정은 교시에 62년도 이후부터 대사면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씀했다. 법전종정도 62년도 이후부터 사면을 해야 한다고 교시하였다. 종산원로의장도 법전종정의 사면정신과 같은 `유시`를 발표했다. 우리는 우리교단의 어른이 교시, 유시한 사면정신을 봉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2년도 이후의 사면대상자는 거의 종단정치적인 승패(勝敗)로 인해 종권을 잡은 자들이 무인권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멸빈` 등의 중징계를 내리는 웃지 못할 부끄러운 짓을 자행했다. "항명했다는 이유로 멸빈!",
"총무원을 향해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멸빈!",
"총무원장이 부당하게 수백만평 땅을 매각했다는 논설을 게재했다고 해서 언론사 사장인 스님을 멸빈!"
종권을 잡은 자들은 다른 견해를 피력하면, 멸빈의 중징계로 반대자들을 숙청해버린 것이 지난날의 조계종의 일부 호계원법이다. 민주화된 세상을 보기가 부끄러운 역사이다.
세상은 문민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큼 인권과 민주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외면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한국불교의 본산인 조계종도 개혁되어야 한다. 엉터리 재판은 재판장 개인은 물론 소속한 종단도 망신을 시키는 행위라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필자는 강력히 촉구한다.
하루속히 법전종정과 원로의장의 사면정신을 봉대하여 62년이후부터 억울하게 종단정치적으로 중징계를 받은 승려를 재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62년이후부터 1백명 가까운 승려가 중징계의 고통속에 신음하면서 사면을 고대갈망하다가 거의 죽어갔고, 남은 분들은 몇 안되는 것 같다.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해도 조계종이 좋아서 조계종의 종지종풍을 지키면서 열반을 기다리는 노스님들에게 자비의 사면장을 준다고 해서 불교가 망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35차 법규위원회에서 재심의 길을 열어준 문정영스님은 한국불교 최초의 선방인 `무문관`을 운영해오는 분이요, 제1차 정화불사 때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일제불교와 투쟁하여 오늘의 조계종이 있게한 조계종 창종의 유공자이다.
유월탄스님은 일제불교쪽으로 대법원판결을 기울어져가는 것을 되돌리기 위해 혹한의 추위에 대법원 판사실에 들아가 판사앞에서 부처님의 정법인 조계종을 외치며 할복하여 창자가 밖으로 쏟아지는 결의를 보여 판결을 비구승쪽으로 돌이킨 분이다.

문정영스님과 유월탄스님은 사회같으면 `건국 유공자`와 같이 조계종 창종의 유공자이다. 사회는 광복절이 되면 건국의 유공자들이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조계종은 `정화기념관`이 사라지고, 그날의 조계종 정화유공자들은 멸빈의 중징계에서 고통속에 신음하고, 어렵살이 재심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두 분은 죄는 무엇인가?
제1차 정화불사를 성공시킨 안목에서 볼 때 조계종은 제2 정화불사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하여 월하종정과 의기투합을 해서 정화불사를 시작하려 한 것이 유죄가 된 것이다.

필자가 문정영스님을 친견했을 때는 구순이 가까운 년세에 와병중이었다. 유월탄스님은 단양군의 나옹스님의 유적지에 선불교진작을 원하면서 `대흥선사(大興禪寺)`를 창건하고 있었다.

선불장(選佛場)건물을 중심으로 좌측의 건물은 정화당(淨化堂), 우측건물은 정광당(淨光堂)이었다. 불교정화를 상징하는 두 건물을 좌우에 배치한 속의 선방에서 참선을 하고 있었다.
조계종은 창종유공자를 `멸빈`에 처하게 했지만, 유월탄스님은 오직 조계종의 선불교진흥을 위해 또하나의 선도량을 역사에 남기려 혼신의 힘을 쏱고 있다. 오직 자신이 창건한 대흥선사의 선불장에서 수많은 도인이 출현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끝으로, 거듭 위로는 법전종정스님, 종산원로의장스님, 지관총무원장스님의 대화합을 위한 대사면정신이 하루속히 법규위원회와 호계위원회가 역사의식을 갖고 공조(共助)아래 하루속히 꽃피우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중앙종회에서도 대승적인 판단아래 역사적인 대사면에 묵시적으로 동의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성철종정스님이 법규위원회를 통해 재심의 길을 열어주듯이, 이성철종정스님의 제자인 법전종정시대에 다시 법규위원회에서 재심의 길을 열어주고, 더욱이 이성철종정스님의 제자인 진천제위원장이 법규위원들의 중지를 모아 재심판결의 목탁을 치고 있으니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사자(獅子)는 사자를 낳는다는 소식이 아닌가.

조계종의 인권과 민주적인 대사면실천을 전국의 뜻있는 사부대중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에 못지 않게 일반사회가 조계종의 민주적 대사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조계종의 사부대중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法徹스님/jabg.net 대표:011-377-4889)